고국여행기 26회 - 전주 ② 한옥마을의 아침 풍경과 전동성당

KOREA TRAVELOGUE #26

✈️ 고국여행기 26회 - 전주 한옥마을의 아침 풍경과 전동성당, 그리고 풍남문 탐방

고즈넉한 아침 골목길 산책, 승광재와 최명희 생가터, 최초 순교지 전동성당과 보물 풍남문까지

📌 이번 여정의 한 줄 생각

전주에서 하룻밤을 묵은 덕분에 맞이한 조용한 아침 6시 50분의 한옥마을. 대로변 대신 깊숙한 골목길을 거닐며 정겨운 삶의 흔적과 역사적인 명소들을 온전히 품에 담다.

📍 아침의 전주 골목길 산책

하룻밤을 편안히 잘 보낸 후 어제 제대로 보지 못했던 한옥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아침 6시 50분경 호텔을 나서며 사진 한 장을 남겼다. 호텔에서 한옥마을까지는 약 990m로 걸어서 15분 남짓 걸리는 거리다.

아침 일찍 사람이 없고 조용할 때 전주 한옥마을의 진면목을 볼 참이었다. 어제는 주로 큰 대로를 다녔다면, 오늘은 아기자기한 한옥마을의 골목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어느 골목길에 들어서니 '노천족욕카페'라는 개성 있는 공간이 눈에 띄었고, 그 옆으로는 '동락원'이라는 한옥숙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옆 바닥 데크에는 정겨운 고양이 모형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었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아침 한옥마을의 풍경이 더없이 평화롭게 다가왔다.

이번 여행 중 휴대폰 고장으로 여분으로 챙겨온 갤럭시 노트 10을 사용했는데, 걱정과 달리 사진이 아주 정갈하고 깨끗하게 잘 나와 참 다행이었다. 천천히 걸으며 예쁜 한옥마을의 정취를 사진에 담아보았다.

경기전 자체는 역사의 숨결을 담은 상징적인 장소이지만, 담장 밖 골목길을 유유히 거닐며 바라보는 풍경이 오히려 더욱 근사하고 멋스럽게 다가왔다.

어느 식당 주변에는 곧게 뻗은 소나무와 단풍나무가 한옥 기와지붕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도 무인가게는 불을 밝히고 있었고, 소나무 아래 물레방아를 만들어 운치를 더한 한옥 정원도 눈길을 끌었다.

💡 관광지 거리 경관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

마을의 아침 풍경 자체는 아주 고풍스럽고 멋졌으나, 길가를 따라 무분별하게 세워진 상업용 광고 배너나 가판대가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운치를소소하게 해치는 듯하여 아쉬움이 남았다. 대표적인 전통 관광마을인 만큼 간판이나 배너 설치 기준을 조금 더 단정하게 정돈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옥'이라는 유명 콩나물국밥 식당 앞에는 나무 클래식카 모양의 마차에 예쁜 꽃들을 장식해 두었다. 옛 감성과 서구적인 장식이 오묘하게 섞인 재미있는 정경이었다.

💬 "시방 지금 뭐하는거냐?" - 표준어 '시방' 이야기

어느 한옥 문 앞에 '시방'이라는 어휘의 뜻을 설명하는 안내글이 정겹게 붙어 있었다. 흔히 '시방'을 전라도 방언으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시방(時方)'**은 '지금 한창'을 뜻하는 엄연한 표준어이다.

시방(時方): '말하고 있는 바로 이때' 또는 '지금 한창'을 뜻하는 한자어(時: 때 시, 方: 모 방)이자 표준어. 전라·충청 방언에서 친숙하게 쓰여 사투리로 오해받기도 한다.

양반과 학문의 도시 전주답게 골목길에서도 글귀를 가르쳐주는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독특하게 자란 '사랑나무'가 입구를 지키는 아름다운 한옥 펜션도 지나쳤다.

📍 온고을 소리청, 황손의 집(승광재), 최명희 생가터

옆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겨 오목대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서니 '누리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 한옥마을 골목길 정경 안내

오목대 둘레길을 오르면 우아한 곡선의 기와 용마루들이 한눈에 펼쳐지는 한옥마을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둘레길 아래 '쌍샘길'은 지금도 이웃 간에 음식을 나누어 먹고 마실을 다니는 따뜻한 시골 인심과 정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둘레길로 연결된 계단을 차근차근 걸어 오르며 아침 한옥마을의 자태를 담았다.

골목길 한쪽에는 한지를 이용해 만든 정교한 전통 인형 상점이 있었다. 유리에 살짝 비친 내 모습은 소소하게 라이언 캐릭터로 가려두었다.

세월의 때가 알맞게 묻어난 정겨운 흙돌담길은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 국악의 향연, 온고을 소리청

걷다 보니 '온고을 소리청'에 이르렀다. 이곳은 국악 명인·명창인 김일구, 김영자 선생의 자택이자, 판소리와 우리 전통 국악기 후학을 양성하는 전수관 겸 다양한 국악 공연이 열리는 뜻깊은 문화 공간이다.

👑 대한제국 마지막 황손의 거처, 승광재(承光齋)

어느 골목길로 들어서니 **'황손의 집'**이라는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 씨가 거처하는 곳으로, **승광재(承光齋)**라는 이름의 이 한옥에서는 조선 왕실의 역사와 예법 등 황실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황손의 집이 위치한 골목길 끝에 다다르니 '최명희길'이라는 정겨운 이정표가 안내되어 있었다.

승광재 현판이 정갈하게 새겨진 대문 옆으로는 태극기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승광재를 지나 고요하고 정갈한 골목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면 소설가 최명희 선생의 숨결이 남아있는 공간이 나타난다.

📖 대하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 생가터

**'최명희 집'**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진 이곳은 대하소설 《혼불》을 쓴 소설가 최명희 선생의 생가터이다. 여기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는 최명희 문학관이 조성되어 문학을 사랑하는 많은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최명희 작가가 말하는 '혼불'의 의미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혼불이 있다."

혼불이란 사람의 몸속에 있는 '정신의 불', '목숨의 불', '감성의 불', 그리고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정령의 빛을 의미한다.

이 골목길은 전주 '스탬프투어' 코스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지역별 주요 명소를 찾아 스탬프 도장을 찍으며 여행하는 프로그램인데, 작은 재미와 성취감을 더해주는 요소라 생각된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전주 모주 만들기 체험 공간도 보였다. 어제 담백하게 시음했던 모주의 향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어제 방문했던 경기전 담장 밖을 다시 지나치며, 인적 없는 조용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기록했다.

경기전 바로 옆에는 천주교 전주교구 **'전동성당'**이 위치해 있다. 아침 8시경, 양산을 쓰고 성당으로 향하는 부지런한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조용한 성당 안으로 천천히 진입했다.

📍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지, 전동성당

전동성당이 위치한 터는 한국 천주교회사에서 매우 숭고하고 특별한 의미를 품고 있다.

✝️ 전동성당에 서린 역사적 의의

전동성당 자리는 조선 정조 15년 **신해박해(1791년)** 당시,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자크)**이 피를 흘리며 순교한 바로 그 역사적 현장이다.

성당 한쪽에 우뚝 선 고목 나무가 눈길을 끌어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 전동성당 은행나무 노거수(老巨樹): 2015년 기준 수령 350세로 지정되었으니, 2026년 기준 약 361세에 달하는 유서 깊은 고목이다. 1791년 최초 순교 당시 이미 126세였던 나무로, 이 장소의 모든 역사적 순간을 지켜본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에는 성모마리아상과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하는 여신도상이 놓여 숙연함을 전해주었다.

성당 둘레를 따라 조성된 기념 공간을 둘러보던 중 '순교터'라 적힌 커다란 표석 바위를 발견해 조용히 다가가 보았다.

성당 정면 대로변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순교 당시의 장면을 세밀하게 형상화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 카카오프렌즈 매장과 조선의 성문 '풍남문'

전주 카카오프렌즈 매장 외관

성당을 나와 대로변을 걷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카카오프렌즈 매장이 보였다. 아쉽게도 아직 오픈 전 시간이라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쇼윈도 안으로는 갓을 쓴 선비 모양의 라이언 인형이 진열되어 있었다. 제주 공항에서도 비슷한 갓 쓴 라이언을 본 기억이 떠올라 소소한 웃음이 났다.

전동성당과 카카오프렌즈 매장 저 멀리로 웅장한 성문 하나가 보여 발걸음을 옮기던 중, 도로변에서 유쾌하고 재미있는 조각품을 만났다.

한 남성이 금방이라도 앞으로 넘어질 듯 위태롭고 급하게 달려가는 모습의 조각상이었는데,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 특유의 '8282(빨리빨리)' 문화를 위트 있게 담아낸 예술 작품처럼 다가왔다.

이어 다다른 곳은 전주의 유서 깊은 성문인 **'풍남문(豊南門)'**이다.

🏛️ 보물 제308호 풍남문(豊南門)

조선 시대 전라감영이 위치했던 전주성곽의 4대문 중 남쪽 출입문으로, 유일하게 잔존해 있는 성문이다. 1963년 1월 21일 대한민국 **보물 제308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방문 당시에는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라 성문 안쪽 진입로가 차단되어 있어서, 멀리서 전체적인 자태와 위용을 카메라에 담았다.

전주 한옥마을의 아침 풍경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전동성당의 깊은 역사와 유서 깊은 풍남문까지 한층 깊이 있게 돌아볼 수 있어 전주에서 하룻밤 묵어가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전주 수목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호출하며 상쾌한 아침 여정을 이어나간다.

✈️ 다음 여정 안내

푸르름이 가득한 전주 수목원 탐방과 남도의 정취를 따라 이어지는 순천에서의 여정! 고국여행기 27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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